독일에서 열리는 현대 미술 박람회 ‘아트 칼스루에(art Karlsruhe)’는 초보 예술 수집가들에게 적합한 행사로 자주 언급된다. 갤러리스트이자 박람회 자문위원회 의장인 크리스티안 야르무셰크(Kristian Jarmuschek)는 이러한 대중의 기대를 반영하여, 처음으로 컬렉션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예술 작품을 제공하는 개념을 도입했다. 하지만 2025년 행사에서도 여전히 고전 모더니즘과 전후 예술이 중요한 축을 이루며, 총 16개국에서 온 187개의 갤러리가 참여한다.
신진 컬렉터를 위한 ‘입문 박람회’
아트 칼스루에는 흔히 ‘입문 박람회’로 불리며, 새로운 컬렉터들이 예술 시장에 입문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떤 작품으로 컬렉션을 시작해야 할까? 이는 베를린 출신 갤러리스트인 크리스티안 야르무셰크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다.
그는 지난해부터 박람회 자문위원회 의장을 맡아 ‘스타트블록(Startblock)’이라는 새로운 부스를 기획했다. 하지만 이곳의 작품 구성은 마치 다양한 물건이 가득한 상점처럼 보이며, 선택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아카데미 스퀘어에서 만나는 신진 예술가들
박람회에서는 색채가 화려한 3D 꽃다발 벽화인 슈테판 그로스(Stefan Gross)의 ‘Flower Bonanza’(6,500유로)가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의 흑백 새가 그려진 작은 석판화(2,700유로) 옆에 걸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아카데미 스퀘어(Academy Square)’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 미술 대학 졸업생 16명이 선정된 작품을 선보이는 이 공간은 지난해 처음 도입된 코너다. 신진 예술가들의 신선한 시각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경험할 기회다.
더욱 넓어진 갤러리 네트워크
아트 칼스루에 2025는 행사 구조를 재편하며, 크리스티안 야르무셰크와 올가 블라스(Olga Blaß)가 이끄는 새 운영진이 더 넓은 지역의 갤러리들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라인란트 지역에서 새롭게 합류한 갤러리들이 주목받고 있다.
쾰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토마스 & 실비아 레하인(Thomas & Sylvia Rehbein) 갤러리는 조각가 하인츠 브레로(Heinz Breloh)의 작품과 화가 율리아 얀센(Julia Jansen)의 그림을 선보인다.
또한, 베를린의 토마스 타우베르트(Thomas Taubert) 갤러리에서는 마르쿠스 리넨브링크(Markus Linnenbrink)와 마르쿠스 베겐만(Markus Weggenmann)의 강렬한 색감이 돋보이는 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아트 칼스루에, 2025년 예술 시장의 바로미터
아트 칼스루에는 독일의 연간 미술 박람회 일정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행사로, 그 해의 예술 시장을 전망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작용한다.
함부르크 출신 미술상 톨레 로터문트(Thole Rotermund)는 여러 해 동안 꾸준히 참가하며 클래식 모더니즘과 전후 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프란츠 마르크(Franz Marc), 이다 케르코비우스(Ida Kerkovius), 게오르그 바젤리츠(Georg Baselitz), 그리고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프리뷰 당일 방문객 반응도 긍정적이었으며, 행사장은 예전보다 다소 한산했지만 여전히 활기찬 분위기를 유지했다. 2025년에도 아트 칼스루에는 미술 시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주요 하이라이트: 고전과 새로운 발견
박람회에 참가하는 약 24개의 갤러리는 주로 클래식 모더니즘 작품을 전시한다. 샤갈(Marc Chagall), 달리(Salvador Dalí), 페이닝어(Lyonel Feininger), 미로(Joan Miró), 피카소(Pablo Picasso) 등 거장의 작품들이 행사장을 장식하며, 브라크, 딕스(Otto Dix), 에른스트(Max Ernst), 키르히너(Ernst Ludwig Kirchner), 마케(August Macke), 마티스(Henri Matisse), 놀데(Emil Nolde)의 작품도 일부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특히, 2024년이 그의 30주기인 샘 프랜시스(Sam Francis)의 작품이 집중 조명될 예정이다. 아울러 제로(ZERO) 예술 운동을 대표하는 하인츠 마크(Heinz Mack)와 귄터 우에커(Günther Uecker)의 작품도 다수 전시된다.
팔츠 지역에서의 참여
독일 팔츠 지역에서도 박람회에 참여하는 기관과 갤러리가 있다. 루트비히스하펜(Ludwigshafen)의 빌헬름-하크 박물관(Wilhelm-Hack-Museum)과 갤러리 라우트(Galerie Lauth)는 올해도 참가하며, 마를리스 알브레히트(Marlis Albrecht), 헤르만 라이머(Hermann Reimer), 토마스 클레만(Thomas Kleemann), 클라우스 푸스만(Klaus Fußmann)의 작품과 테레사 리바(Teresa Riba)의 조각, 그리고 올해 처음 소개되는 카롤라 데보어(Carola Dewor)의 회화를 전시한다.
조각, 도시, 그리고 예술과 어우러진 행사
조각 작품들은 1번, 2번 전시관과 dm-아레나(dm-Arena)의 조각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총 18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파리 기반의 갤러리 에릭 무셰(Galerie Eric Mouchet)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며, 유명 조각가 아이 웨이웨이(Ai Weiwei), 토니 크래그(Tony Cragg), 슈테판 발켄홀(Stephan Balkenhol), 조아나 바스콘셀로스(Joana Vasconcelos), 에르빈 부름(Erwin Wurm), 다니엘 스포에리(Daniel Spoerri) 등의 작품도 전시될 예정이다.
2025년에도 아트 칼스루에는 독일 미술 시장의 핵심 행사로 자리매김하며, 현대 미술과 클래식 모더니즘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