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아코 보아포의 강렬한 초상화, 빈 벨베데레 미술관에서 전시

가나 출신의 현대 미술 스타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가 빈 벨베데레 미술관에서 흑인 인물의 초상화를 선보이며 빈의 전통을 새롭게 이어갑니다.

밝은 노란색 배경은 흑인 여성의 초상화를 마치 성화처럼 돋보이게 합니다. 그러나 인물의 당당한 눈빛은 성스러움이나 초월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고, 관람자와 직접적인 소통을 추구하는 듯합니다. 얼굴은 두껍고 질감 있는 물감으로 손가락을 사용해 넓게 펴 바른 듯하며, 마치 점토로 빚은 듯한 입체감을 줍니다. 두툼한 검은색 스카프는 목을 감싸고 어깨 일부를 덮으며 부드럽게 칠해져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꽃무늬 원피스가 보이는데, 그 패턴은 마치 벽지 조각을 오려 붙인 듯 평면적입니다.

이 작품은 “엔요남의 검은 스카프(Enyonam’s Black Shawl)”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빈의 여성들(Wiener Frauen)’ 전시 공간에 걸려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작품은 잘 알려진 오스트리아 예술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유명한 초상화와 마주 보고 있습니다. 바로 맞은편에는 아말리 추커칸들(Amalie Zuckerkandl)의 초상화가, 왼쪽에는 요한나 슈타우데(Johanna Staude)의 초상화가 걸려 있습니다. 클림트의 여성들 또한 검은색 스카프나 모피 칼라를 두르고 있으며, 꽃무늬 의상을 입고 있는 점에서 보아포의 작품과 시각적 유사성을 보입니다.

벨베데레 미술관의 클림트 작품들은 상설 소장품에 속하며, 보아포의 대규모 개인전 ‘Proper Love’에서는 이와 같은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보아포의 가장 큰 개인전으로, 그의 예술적 영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보아포는 자신이 받은 영향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드러냅니다. 그는 빈의 현대 미술과의 만남이 자신의 예술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특히 최근 그의 작품에서는 손가락을 사용한 회화적 표현이 강렬하게 드러나며, 부드럽고 평면적인 배경과 대비를 이루어 독특한 스타일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빈 벨베데레 미술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보아포의 작품과 빈의 예술적 유산이 시각적 대화를 나누는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합니다. 관람객들은 그의 강렬하고 독창적인 초상화를 통해 현대 미술과 전통 예술 간의 풍부한 연결 고리를 직접 느낄 수 있습니다.